개인 에세이

[더 자라고 싶은 어른] #1. 이기적일 필요가 있었다

오렌지시리 2020. 11. 1.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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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는 게 좋은 건 아니었다. 항상 누군가와 놀고 싶었고 대화하고 싶었고 함께 있고 싶었다. 북적북적하게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 소속되어 웃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행복감이 벅찼다. 하지만 마음과는 다르게 나는 많은 시간을 혼자 보냈다. 부담감 때문인지 배워본 적이 없는 탓인지 같이 가고 싶었는데 말하지 못했고 같이 가자는 물음에는 거절했다. 그리고는 집에 와서 울었다.

 

나도 저 사람처럼 재밌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말할 때마다 옆 사람이 웃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말 잘하는 사람이 부러웠다. 그런 마음이 들수록 사람들이 나로 하여금 심심하다고 느끼는 순간들이 싫었다. 나만 빠지면 즐거울 순간을 내가 망치면 안 된다는 그런 말도 안 되는 생각까지 했다.

 

요즘 유튜브를 재밌게 보고 있다. 이 사람의 유튜브가 왜 재미있을까, 구독자가 많은 이유가 뭘까 생각해봤다. 그 사람만의 생각과 주관이 보인다는 거였다. 이 부분은 공감되는데 이 부분은 아닌 것 같다. 그럼에도 '다른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생각할까'에 대한 답은 들었기에 시원하다. 누군가는 옹호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불편할 수도 있지만 그것에 굴하지 않고 자기 할 말을 한다. 그 사람들에게 과연 좋은 댓글만 달리고 나쁜 댓글에 상처 받지 않아서 솔직하게 말하는 걸까? 그런 건 아닐 것이다.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을 그냥 무시하거나 인정하는 것이다.

 

누군가를 웃겨주지 못하는 나를 힘들어하기보다 내가 웃을 수 있는 순간을 찾아 다녔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해야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 알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아무래도 거절이 두려웠던 것 같다. 나를 싫어하는 상황에 부딪히기 전에 스스로 막았고 돌아섰다.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닌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뭔가에 생각이 쏠려 보내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내가 보이지 않는 재미없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던 거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조금 더 이기적일 필요가 있었다.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 알게 되고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알게 되었을 때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도 편하게 생각하는 이유도 그들에게 어떤 배려를 해야 되는지도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쉬웠던 정답. '나에게 집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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