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방송

미스트롯2 진달래의 학폭논란을 보며

오렌지시리 2021. 2. 13.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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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미스트롯 2에서 진달래가 하차를 했다.

 

충격이었다.

 

나에게 특히 충격이었던 것은 진달래가 현역부 A조 무대를 통해 감동을 준 장본인이기 때문이었다.

 

좋은 장르를 선택하고 싶어서 달리다가 다리를 다쳤는데 자신이 동료들에게 피해를 준 것 같아서 더 열심히 연습했다고 했다.

 

영상을 통해서도 그런 마음이 느껴졌고 무대에서는 다친 다리로도 자신감 넘치게 또 노련하게 자신의 역할을 해냈다.

 

제스처만으로도 잘하게 보이게 만드는 모습에 사실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았다.

 

진달래가 행한 학교 폭력의 내용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내가 피해자의 상황이라면 얼마나 공포감에 학창시절을 괴롭게 보냈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해지는 스토리다.

 

사람을 때리는 행위는 나쁜 거다.

 

잘못된 부모의 태도를 교정해주면서 아이의 행복을 찾아주는 프로 <금쪽같은 내새끼>에서 부모가 아이에게 가르쳐야 하는 훈육을 오은영 박사가 한 문장으로 정리해 줬다.

 

'어떤 상황에서도 사람을 때리는 건 안 되는 거야'

 

오은영 박사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런 당연한 훈육을 받지 못한 학생들이 우리 때는 정말 많았다는 사실을 다시금 떠올린다.

 

사람 위에 사람이 있으면 안 되는데 생각보다 학교에서는 무서운 일들이 많이 일어났다.

 

하교 후 빈 교실에서 동아리 선배들이 동아리 후배 10명을 한 시간을 넘게 엎드려뻗쳐를 시켰고 아무렇지도 않게 발로 넘어뜨렸다.

 

남자아이들은 자신보다 뚱뚱하고 둔해 보이는 아이를 밟고 때렸다.

 

어린 시절 이런 일들을 보며 신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저 동아리 사람이 아니라 다행이다' '내가 맞지 않아서 다행이다'라는 생각뿐이었다.

 

나는 실제로 폭행을 당한 적은 없었음에도 학교 생활이 힘들었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누군가를 무시하는 걸 쉽게 생각했고 나보다 낮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무례했다.

 

의자를 들지 못한다고 낄낄대며 손가락질하며 웃는 아이들의 표정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피해자는 모든 걸 기억한다.

 

평생의 트라우마를 극복하느라 진짜 자신을 찾아가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 하는지 모른다.

 

극복하면 다행이지만 극복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방문교사 시절 홈스쿨에 대해서 누군가가 물으면 나는 YES라고 답했다.

 

나는 아이들이 학교를 안 갈 수만 있다면 안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인성이 바른 부모 밑에서 자란다면 아이가 학교를 안 간다고 삐뚤어지지 않는다.

 

절대 사회성이 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잘못된 아이들이나 선생님을 만나 트라우마를 갖고 살아가는 것보다는 부모의 보호 아래 키우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소심한 아이들에겐 더 가혹한 학교 생활이다.

 

아이들이 더 이상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학교 폭력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학교 폭력이 얼마나 나쁜 일인지 알려졌으면 좋겠다.

 

법적인 조치도 물론 마련되어야 하겠다.

 

지금도 어디선가 누군가를 때리는 행동을 가볍게 생각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그들에게 교훈이 되기를 바란다.

 

피해자가 있는 한 너희들이 한 짓은 주홍글씨처럼 평생 너희들을 쫓아다니게 될 거다.

 

또 모든 피해자들이 자신이 모자라서 또는 잘 못해서 맞은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

 

세상엔 좋은 사람이 많으며 단지 잠깐 못된 사람을 만났을 뿐이라고.

 

잘못을 한 사람은 때린 사람이라는 사실을 꼭 알아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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