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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트하우스 [시즌 3] 9회를 시청하며 - 석경이의 행보가 좋았다

오렌지시리 2021. 8. 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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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시리즈부터 주말 드라마, 아침드라마까지 섭렵하던 시절이 있었다. 나의 20대의 절반은 드라마와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언제부턴가 드라마없이 살 수 있게 되었다.

 

내 취향의 드라마가 나오지 않음도 있고 또 그런거 있지 않은가. 매번 먹어보는 것마다 맛이 없으면 그런 부류의 음식을 먹지 않게 되는 것처럼 재밌어 보여서 시간을 내서 시청했는데 1회를 넘기지 못한다거나 4-5회부터는 흥미가 곧 식어버린다거나 그런 일들을 자주 마주하다보니 어느샌가 기대하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쭉 이어보지 않아도 되는 예능프로그램을 자주 보곤 했는데 그것도 한참보다가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TV 틀어두는 것이 익숙하고 또 재미가 그리운 마음에 옛날 드라마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혹시나 지나쳤던 것 중에 재미있는 건 없나 싶어서 보기 시작한 것이 도도솔솔라라솔, 황후의 품격, 동백꽃 필 무렵 이 세 드라마를 만났는데 연이어 성공하니 드라마에 재미가 붙기 시작했다.

 

지금은 단 하나의 사랑을 보고 있는데 이건 중박정도다. 다음에 또 지나친 재미난 드라마를 찾을 수 있길 바라며.

 

옛날 드라마만 골라보던 나에게 하나의 선물이 왔으니 바로 펜트하우스였다. 어느덧 시즌 3. 처음 시청부터 좋았던 건 아니었다. 막장이라는 말에 프레임이 한껏 씌워져서 그닥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런데 시즌 2를 진행하면서 간간히 보던 펜트하우스에 푹 빠져 시즌 1을 정주행하고 시즌 2 중 빠진 부분까지 몰아서 보았다.

 

고구마와 사이다가 한 회에 모두 나오기도 하고 3-4회 분량을 1회에 다 담은 것처럼 꽉 채운 듯한 분량 또한 마음에 들었다. 막장이면 어떠냐 매번 이렇게 반전의 연속인데. 이렇게 재밌는데 말이다.

 

옛날에 문화센터에서 드라마 작가 수업을 들을 때 제일 어려운 것이 반전이라 했고 그 다음 어려운 것이 대사라 했다. 그 어려운 두 가지가 또한 드라마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했다. 나는 그런 면에서 펜트하우스가 좋았다.

 

시즌 3에 들어서면서 인물을 조명하는 느낌이 사라져서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극의 전개를 마무리하려는 모습이 보인다.

 

9회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인물은 석경이었다. 불량스런 석경이의 얼음같던 마음도 조금씩 녹고 있다. 자신의 반항을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천서진이 은별이 할아버지를 죽인 사실을 엄마에게 말해주는 장면이 참 좋았다. 사이다이기도 했고 꽁꽁 숨겨놨던 비장의 카드를 꺼낸 느낌이었다.

 

석경이는 용서받지 못할 잘못을 했지만 그만큼 아빠에게 당하기도 했다. 자신의 잘못을 제대로 뉘우쳐서 개과천선하는 날이 오길. 사랑받지 못했다고 생각한 석경이가 버림받을 까봐 전전긍긍했던 석경이가 사실은 오빠와 엄마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는 사실을 진심으로 전달받기를. 그래서 자신의 카리스마로 아끼는 사람들을 보호할 줄 알고 의리있는 츤데레 석경이로 변화되길.

 

아참 올림픽하는 건 좋은데 펜트하우스 결방만은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한 주에 하나 하는 것도 감질나는데 올림픽까지 끼여드는 건 쫌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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