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레슨을 시작하고 블로그를 통해서도 간간히 문의가 들어왔다.
그러던 어느 날 어떤 어머님의 톡을 받았다. '선생님, 피아노 배우고 싶은데요, 블로그 보니까 선생님 보드게임도 즐겨하시던데 괜찮으시면 보드게임도 같이 가르쳐 주실 수 있을까요?' 처음 겪는 일이었다. 이런 제안은. 무슨 용기였을까. 새로운 시도와 기회에 눈이 번뜩였다. 내가 어떤 식으로 아이들에게 보드게임을 알려줄 수 있을까. 고민은 그 자리에서 시작되었고 보드게임 교육열은 금세 타올랐다.
처음은 어설펐지만 아이들의 반응을 살폈고 나만이 해줄 수 있는 것을 찾기 시작했고 아이들에게 그 시간이 특별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했다.
수업 통해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들을 하나하나 적립해가기 시작했다.
첫째, 규칙을 지키며 게임하는 법을 가르쳐 주자.
둘째, 대화를 통해 상호작용하는 법을 알려주자.
셋째, 뭐든 배우면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북돋아주자.
넷째, 재밌는 보드게임을 뷔페처럼 맛볼 수 있게 해주자.
다섯째, 긴 룰 설명도 잘 들을 수 있는 인내심과 이해력을 길러주자.
여섯째, 공부에 지친 아이들이 정말 재밌다는 생각이 들게 해주자.
하면서 느꼈다. 보드게임이 아이들에게 정말 도움이 된다고 더 확신하게 되었다. 6개월이 넘게 진행한 아이는 처음에는 어떻게 하는지 버벅거리고 설명을 다시 또 해주고 또 해줘도 어려워했는데 어느덧 긴 설명을 잘 듣고 자신만의 플레이 방법을 찾아낸다.
얼마나 신기한지.
내가 좋아하는 보드게임을 아이들에게도 알려줄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좋고 내가 오는 날만 기다리는 아이들이 또 너무나도 예쁘다.
어떤 집은 내가 가져오는 보드게임이 재밌으면 그 주에 가족들과 함께 즐기기도 했다. 아이가 얼마나 좋아할까. 그 생각에 나 또한 기분이 너무 좋았다.
날마다 다양한 아이들의 반응과 어머님의 감사인사는 너무도 힘이 된다.
세상 표현에 인색한 6학년 아이가 내뱉은 '오, 이거 재밌네'라는 작은 감탄사가 그렇게나 감동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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